충분한 계획정도로 당장 설레는 것을 하는 삶으로

나는 일종의 ‘계획 강박증'을 가지고 있다.
뭔가를 할 때 계획을 세우지않으면 또는 그 행동이 계획된 행동이 아니면 찜찜한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여기서 더 최악인 것은, 그래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 계획을 세우고 나면 나중에 실천할때는 그건 더 이상 설레지 않아 별로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의 내가 짰음에도 마치 시켜서 하는 일처럼 느끼게 된 달까?
나도 바뀌고 나를 둘러싼 상황/맥락이 바뀜에 따라 그것이 더 이상 설레지 않아진 느낌이다. 내게는 이제 지금 당장 하고 싶은 다른 것이 생겨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게 만든다.
당장 설레는 것은 이것을 하자니 계획된 것을 안 하고 있다는 죄책감이 들어 못하게 되고, 계획했던 걸 하자니 이제는 ‘의지력'이 필요한 일이되어 웬만한 마음가짐으로는 실천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잠깐, 우리가 완전한 계획을 짤 수는 있는 것일까?
완전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다. 오히려 내가 짜는 불완전한 계획을 완전하다고 믿는데서부터 오류가 생긴다.
그래서 ‘완전한 계획을 완전히 세우고' 행동하는 방식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으며 실천하기도 어려워지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되는가?
모든 계획이 무용하며 무가치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계획이 필요한 상황들이 많다.
다만, 아래 사항을 염두해야한다는 것이다.

- 완벽한 계획은 불가능하다(충분한 계획으로 충분하며, 그것만이 가능하다)
- 항상 계획을 세우고 행동할 필요는 없다.
- 행동을 위해서는 지금 당장 설레는 것을 해야한다.

전에는 ‘지금 당장 설레는 것'을 한다는 것을 한 치 앞만 보는 근시안적 행동으로 여겼으나 잘못 생각했던 것 같다.
오히려 이것 만이 행동가능하며, 이것이 내 삶에 본질적인 요소일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본질적인 것은 잘 잊혀지지 않으며 계속 나의 갈증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충분한 계획'정도만 새우고 ‘당장 설레는 것'을 우선적으로 하려고 한다.